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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스몰 이글' 김상재, 맥스 FC 밴텀급 뒤흔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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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스몰 이글' 김상재, 맥스 FC 밴텀급 뒤흔들까



한국 입식격투기 밴텀급(55kg) 최강자로 명성을 떨치던 '스몰 이글' 김상재(31·진해 정의회관)가 돌아온다. 오는 20일 대구 대백프라자 10층 프라임홀에서 있을 '제17회 대구협회장배 무에타이 선수권대회' 및 '맥스 FC 컨텐더리그 18'이 그 무대로 상대는 '조커(Joker)' 이지선(18·증평 팀빌런), KTK중등부챔피언, 2018년 무에타이 국가대표, 미르메컵55kg 챔피언 등 꾸준히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무서운 10대다.

3년여 전만 해도 김상재는 국내 밴텀급 간판스타로 불렸다. 일본 RKA 동양챔피언, 한국격투기연맹, 대한무에타이협회, 대한종합격투기연맹 챔피언 등 다양한 단체에서 정상에 올랐다. 어디 그뿐인가, 대한무에타이 협회 한국 밴텀급 대표로 6회 해외 무대에 출전한 적이 있으며 2013 인천 실내무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맥스 FC에서도 그의 활약이 빛났다. 김상재는 많은 경기를 뛴 것은 아니지만 언제나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2016년 맥스 FC 01 메인이벤트에 출전해 나카무라에게 승리한 것을 시작으로 아사히사 타이요, 김동성 등 만나는 파이터마다 그는 압도적인 모습으로 상대를 무너뜨렸다.

김상재는 스탠스를 자유자재로 바꾸며 킥과 펀치를 날리는 것을 비롯하여 다양한 콤비네이션에 플라잉 니킥까지 구사하며 상대의 얼을 빼놓았다. 이런 그에게 수많은 찬사가 쏟아졌다. 국내 무대는 맞지 않으니 하루빨리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후배와의 맞대결 패배, 무너져버린 최강자 자존심
 
독주가 예상되던 김상재의 상승세는 뜻밖의 상황에서 발목이 잡히고 만다. 맥스 FC 05대회서 '동안의 암살자' 윤덕재(27·의왕삼산)와 치렀던 밴텀급 초대 타이틀전(-55kg급 토너먼트 결승)이 바로 그것이다.

당시 분위기는 김상재가 무난히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결승까지 오른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윤덕재 역시 충분히 챔피언이 될 기량을 인정받고 있었으나 그러기에는 이전까지 김상재가 보여준 포스가 너무 막강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승부는 뜻밖의 내용으로 흘러갔다. 국내 최강자 김상재를 상대로 윤덕재는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초반부터 부지런히 프런트 킥과 미들킥을 차주며 적극적으로 킥 싸움을 걸었다. 이렇게 되자 당황한 것은 외려 김상재 쪽이었다. 김상재 역시 킥에는 일가견이 있지만 윤덕재가 우월한 신장을 살려 자신감 있게 킥을 내자 킥 싸움에서 어려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윤덕재는 간격이 좁혀진다 싶으면 프런트킥으로 다시금 거리를 벌려주고, 옆으로 돌아나가려는 타이밍에서는 묵직한 미들킥을 계속해서 작렬시켰다. 물론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김상재도 만만치는 않았다. 킥 싸움에서 어려움을 느낀 그는 이내 파이팅 스타일에 변화를 줬다.

거리를 좁혀 펀치로 치고받는 복싱 스타일로 주된 압박 패턴을 바꿨다. 윤덕재가 킥을 찬 후 조금이라도 빈틈이 보이면 여지없이 안면을 향해 펀치를 날렸다. 정타가 계속해서 깨끗하게 들어갔고 잠깐 밀렸던 포인트 싸움에서도 열세를 만회했다. 전형적인 킥과 펀치의 대결로 경기가 진행됐다.

안 되겠다 싶은 윤덕재는 3라운드부터 같이 적극적으로 펀치 싸움을 벌이는 형태로 전략을 바꿨다. 킥싸움에서 우세한 것은 여전했지만 안면에 펀치를 많이 맞은 지라 점수에서 밀릴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킥 공격으로 꾸준히 거리싸움을 하다가 김상재가 거리를 좁히고 들어온다 싶으면 같이 펀치를 냈다. 몇 차례 깔끔한 정타가 들어가자 복싱 싸움에서도 자신감이 붙었다. 먼저 펀치를 내며 치고 나가기도 하는 등 근거리 난타전도 피하지 않았다.

그렇게 되자 당혹스러운 것은 김상재 쪽이었다. 킥에 맞서 복싱으로 압박했는데 펀치대결에서 조차 크게 우위를 점하지 못하게 되자 전체적인 게임플랜이 꼬여갔다. 설상가상으로 카운터를 맞고 눈 부위가 크게 부어올랐다. 마음이 급해진 김상재는 계속 따라다니기 급급했고 장기인 콤비네이션 공격도 제대로 써먹지 못했다. 결국 이날 승부는 예상 밖 윤덕재의 5라운드 판정승으로 마무리 지어졌다.

윤덕재는 사이즈에서 앞서는 상태에서 자신의 특기인 킥 싸움을 제대로 활용했고 취약점으로 꼽혔던 펀치 대결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무엇보다 모두가 두려워하던 김상재를 상대로 라운드 내내 냉정하게 자신의 페이스로 경기를 끌어나갔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만했다.

그간 압도적으로 연승행진을 벌이다 예상 밖 완패를 당한 충격은 컸다. 기운이 빠진 김상재는 잠정 은퇴의 길로 들어서고 말았다. 밴텀급의 독재자로 꼽히던 파이터의 쓸쓸한 퇴장이었다. 


30대 김상재, 10대 상대로 건재함 과시할까?
 
"전에는 파트너 없이 혼자 대회를 준비할 때가 많았다. 지금은 아니다. 맥스 FC 라이트급 챔피언 조산해라는 든든한 동료가 함께해 주는지라 더없이 좋은 환경에서 준비하고 있다. 3년이 흐르기는 했으나 여전히 클래스가 다르다는 걸 링에서 보여주겠다." -김상재-

30살을 넘어 링으로 돌아오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김상재의 자신감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현재 체육관 관장으로 변신해있는 김상재는 다시금 구슬땀을 흘리며 3년 만의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장식하기 위해 맹훈련을 거듭하고 있다. 무엇보다 맥스 FC 라이트급 챔피언 '마운틴 조' 조산해(25·진해 정의회관)가 훈련 파트너로 그와 함께해준다는 점에서 더욱 든든하다.

김상재의 복귀 전 상대는 끓어오르는 젊은 피 이지선이다. 중학교 시절부터 운동을 시작하여 대한종합무술격투기협회 중등부 챔피언에 오르기도 했다. 작년에는 무에타이 국가대표에도 이름을 올렸으며 현재 미르메컵 밴텀급 챔피언에 올라있다. 최근 일본 원정경기에서 상대를 KO로 무너뜨리는 등 상승세가 무섭다.

한때 동체급 최강자로 꼽히던 베테랑과 맞붙게 됨에도 불구하고 이지선은 두려운 기색이 없다. 이지선은 "김상재 선배님은 한국 입식 경량급에서 상징적인 위치에 있는 선수다"면서 "거기에 비해 나는 잃을 것이 없기에 두려움 같은 것은 없다. 후회 없는 경기 펼치도록 하겠다"며 당찬 자신의 포부를 밝혔다.

김상재는 이번 경기를 시작으로 맥스 FC 밴텀급 챔피언에 다시 도전할 생각이다. "이지선과의 경기를 통해 경기 감각을 되찾고 챔피언 벨트에 집중할 생각이다"며 "머지않은 시간 내에 챔피언 벨트는 내 허리에 감겨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맥스 FC 컨텐더리그는 원래 맥스리그와 같은 날에 열렸으나 분리하여 지역 대회 브랜드로 재탄생했다. 맥스 FC에서 활동하는 랭커들에게 다수 출전 기회를 부여해 공백을 줄이고 경기 감각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도입됐다.

이번 대회는 대구광역시무에타이협회와 공동 주최, 주관으로 개최되며 맥스 FC 유튜브 채널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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